사람들을 애태우기 위한 어떤 의도나 목적이 있는것 처럼
보여줄듯 말듯 조화를 부리는 운해가 얄미울수 밖에 없었다
그때 그상황에서 욕로환장(欲露還藏)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말은 육시옹이 범중업의 강상어자(江上漁者)라는 시를 평하면서
정(情)을 말하는자는 삼키고 토해냄을 잘 조절하여 드러낼듯 감추면
더 깊은 정이 드러난다는 의미로 사용한 말이지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드러 내려고(보여 주려고) 하다가 도로 (다시)감춘다는 말이다
정말로 이날은 다른 봉우리들은 대체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는데도
마터호른만은 보여줄듯 말듯 그리고 보여 주려고 했다가 도로 숨어버리는 숨바꼭질을
시종 반복하여 바라보는 사람들은 너무 아쉬워서 애만 태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머리부분을 선명히 보여주는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촬영하는데 성공한 것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었다
마터호른과 그우측의 봉우리 사이에는 매우 두터운 빙하층이 형성되어 있는것이
선명하게 보였고 그빙하물은 지형상 체르마트로 흘러 내릴것으로 보였다
기차를 타지 않고 역과 역을 도보로 오가는길도 있고
또 산에 있는 역마다 거미줄처럼 트레킹길이 선명해서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얼마든지 주변을 걸으면서 알프스의 대자연을 체험할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탑승권에 탑승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역마다 하차할수 있으므로
트레킹 계획을 잘 세워 시간을 잘 활용하면 알프스의 진면목을 체험할수 있을 것이다
체르마트는 전기차 이외는 들어갈수 없기때문에
타쉬에서 셔틀기차로 갈아타고 들어가야 한다
타쉬와 체르마트의 왕복 셔틀기차 그리고 체르마트와 고르너그러트 왕복 기차를
타쉬에서 구입하는 티켓 한장으로 모두 이용 가능하므로 아주 편리하다
가이드에 의하면 체르마트는 인구가 약 5천명 정도인데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지형을 자세히 살펴보니 체르마트는 양쪽의 높은 산사이의 좁은 협곡에 있었고
그 골짜기는 계속 길게 이어져 마터호른 바로 밑에있는 골짜기에도 많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지역 사람들은 관광객들에 의존해서 살수 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속에 처해 있었다
마터호른은 체르마트의 앰버서더 호텔 베란다에서도 보이고
그산 바로 아래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체르마트 사람들에게는 동네 앞산 또는 뒷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