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해발 2천미터 이상에서 자생하는 알프스의 야생화이다
꽃은 우리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리적인 표상의 상징으로
오늘날 꽃의 아름다움은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거듭된 진화의 산물이다
야생화는 인간의 목적과 철저히 단절된 채 어떠한 개념도 없이
즐겁고 기쁜 감정을 아무런 조건없이 주므로
우리의 영혼까지 순수해진다
알프스의 야생화들은 언뜻보아 비로용담, 앵초,장구채로 보이는 것도 있고
서양 민들레처럼 확실한 것도 있지만
식물학적 이름과 특성등을 대부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한다
자유여행을 한다면 시간적 여유가 많아 트레킹을 하면서
훨씬 많은 야생화 탐사를 할수 있겠지만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시간적 제한때문에 아쉬움도 많았다
꽃은 어느정도 피었을때 보아야 좋을지 선조들의 시를 통해 알아본다
북송의 소옹(소강절)은 좋은 술 마시고 조금만 취한후
호화간도반개시(好花看到半開時) 좋은(예쁜)꽃 반쯤 피었을 때에 본다
또 조선시대 성삼문은 동백꽃에 대하여
반개시호시(半開是好時) 반쯤 피었을때가 좋은때이다
심지어 고려말 이색은 봄놀이 시기에 대하여
정녕막견화개진(丁寧莫遣花開盡) 제발 꽃들이 활짝 피지나 말았으면
화욕개시흥최장(花欲開時興最長) 꽃들이 피려고 할때가 흥이 최고지
꽃이 활짝 피었다는 것은 곧 시듦을 의미한다
세상만사 절정에 이르면 곧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꽃이 절반정도 피면 절정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설레이고 여유도 있다
절정을 향하여 가고 있을때가 흥이 나고 즐겁다
최절정에 이르면 바로 추해지니 허무함과 아쉬움만 뒷따른다
전술한 세개의 시구가 추구 하는것은 결국 여백의 미로서
세상이치를 꿰뚫어 보는 선조들의 삶의 지혜이다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중에서)
융프라우(아이거 글레처) 야생화
알레츠 빙하
마터호른(Rotenboden, Riffelberg) 야생화